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눅23:44-56)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눅23:44-56)
“정오쯤 돼 어둠이 온 땅을 뒤덮으니 오후 3시까지 계속되었습니다. 해가 빛을 잃었고 성전의 휘장 한가운데가 찢어졌습니다.” 예수께서 부르짖는다. “아버지여, 제 영혼을 아버지의 손에 맡깁니다.” 성소의 휘장이 찢어졌다. 하늘의 아버지께 영혼을 의탁하고 숨을 거둔다. 로마인 백부장은 이 일들을 지켜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그 의미를 생각한다.
어둠은 죄와 죽음의 저주에 덮인 땅의 영적 현실을 상징한다. 창조주와 분리된 인생은 혼돈과 공허, 흑암에 갇혀 있다. 하늘의 낙원과 차단되어 있다. 그곳에 예수께서 빛으로 오셨다. 그러나 그들은 알지 못한다. 마음이 주를 등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들을 거룩히 여기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상의 것들로 공백의 마음을 채우려 한다. 그러나 채워지지 않는다. 더러워질 뿐이다. 성전 지성소에는 하나님의 이름이 있는 언약궤가 있다. 그곳은 항상 어둠에 싸여 있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다. 일 년에 한 번 대속죄일에 대제사장만이 들어간다. 그도 속죄 제물의 피를 바칠 때 들어갈 수 있다. 온전한 희생 제물로 오신 예수께서 십자가 제단에서 외치신다. “아버지께 제 영혼을 맡깁니다.” 접근이 금지된 성소의 휘장이 찢어졌다. 어두운 지성소에 빛이 비추어진다. 어둠에 갇힌 사람들, 그 마음의 지성소에 하늘의 빛이 비추어진다. 땅에서 하늘에 오르는 문이 열렸다. 아버지의 집에 이르는 구원의 길이 열렸다. 자녀의 구원을 위한 하늘 아버지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죽음에 갇힌 인생들이 그리스도의 죽음에 연합하며 그 마음이 아버지가 계신 하늘에 올라올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제자들도 그리스도가 열어주신 별세와 부활과 승천의 길을 따른다. 하늘의 아버지께 영혼을 맡긴다. 그처럼 성도는 땅에서 십자가의 그리스도를 통해 온 마음을 주 하나님께 드린다. 본래 사람의 마음은 하나님을 소원하며 받아들일 때 참 기쁨과 만족으로 채워지며, 하늘에서 세우신 뜻을 땅에서도 이룰 수 있다. 그것이 자유로운 인격체로 지으신 사람의 목적이다. 온전한 믿음으로 아버지와 하나 되는 것이 택하신 자녀들의 본분이며 임무다. 이 시대의 신자들도 십자가의 주님 앞에서 그 믿음을 고백하며 별세와 부활의 길을 따르는가? 과연 나는 하늘의 아버지를 사랑하고 소원하며 영혼을 맡기는가? 주님은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며 자기 십자가를 지고 당신의 뒤를 따르라 명하셨다. 오늘도 혼돈과 공허, 어둠의 땅에 영생의 빛으로 오신 십자가의 주님이 마음에 밝히 보이기를, 오직 그 믿음과 소망으로 살 수 있기를 소원한다.
사랑과 은혜의 주 하나님, 주는 사랑이십니다. 한없는 사랑으로 짓고 보존하고 구원하시며 영생과 진리의 자리로 이끄시니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 은혜로 우리도 주 하나님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 부릅니다. 오늘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아버지를 사랑하며 그 이름을 거룩히 여기며, 삶의 현장에 그 나라가 임하고 그 뜻이 성취되기를 원합니다. 일용할 영과 육의 양식을 베푸시고 죄를 사하시며 시험에 들지 않게 하소서. 다만 아버지를 거부하는 악에서 구원하소서. 세상 끝까지 사랑하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