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먹어라(마26;17-35)
나를 먹어라(마26;17-35)
마지막 유월절 만찬이다. 식사 중에 말씀하신다. “너희 중 하나가 나를 배반할 것이다... 인자는 성경에 기록된 대로 가겠지만 인자를 배반하는 그에게는 저주가 있을 것이다.” 떡과 포도주를 나누어 주시며 내 몸과 피를 먹으라 하신다. 왜 주님을 먹어야 할까? 먹는 것은 그 죽으심을 먹는 것이다. 무엇을 가르치는 것일까?
이제 제자들은 원하지 않아도 예수의 죽으심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가룟 유다는 배반한다. 자신의 비전과 성취를 위해 죽으실 예수는 쓸모가 없고, 능력과 기적의 예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이루고 싶은 소원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다른 제자들도 예수로 인해 품게 된 성공의 소원을 버려야 한다. 이스라엘이 유월절 어린양을 먹고 출애굽했듯이, 그들도 주님의 죽으심을 먹고 세상을 탈출해야 한다. 주님의 죽으심을 마치 밥을 먹듯 그렇게 먹어야 한다. 죄와 사망에서 자유와 생명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다. 신자들도 매일 일상의 삶에서 주와 함께 세상에 대해 죽고 하나님께 대해 살아야 한다. 성만찬은 주님이 죽으심을 따라 나도 세상에 대해 죽으며, 오직 주님으로 배부를 것을 결심하는 것이다. 내 소원과 뜻을 버리며 하나님의 소원과 뜻에 나를 드리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세상에서의 모든 책임과 욕망을 벗고 참된 자유와 만족을 얻으며 천국 자녀의 길을 갈 수 있다. 오늘 나는 매일 끼니를 먹듯 주님의 죽으심을 먹으며 사는가? 바울의 고백처럼 매일 나는 죽는가? 혹시 유다처럼 세상의 비전과 소원을 고집하며, 죽으실 예수는 내게 필요 없다고, 차라리 배반하겠다고 외치는 것은 아닌가? 세상 무엇보다도 하늘 아버지만으로 만족하는 것이 참 만족과 기쁨, 영생의 길인 것을 체험하며 사는가?
은혜의 아버지 하나님, 곤고하고 갈급한 자녀들에게 말씀과 성령으로 채우시고 이끄시는 아버지께 감사와 찬양을 올립니다.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참 양식을 알고 먹게 하시며 거룩한 나라의 자녀로 세우심을 믿습니다. 오늘도 십자가에서 내어주신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생명과 진리의 구원에 이르기 원합니다. 십자가의 주님과 연합한 마음이 항상 하늘 아버지께 이르며 하늘의 평강과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남은 삶의 모든 현장에서도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며 그의 나라와 의가 드러나게 하소서. 사랑하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