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로...(요19:14-22)
요한은 십자가 장면을 간략하게 기록한다. 예수가 자기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로 가셨다. 그곳에서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 그러나 십자가에 붙인 명패에 관하여는 자세히 언급한다. 거기에는 히브리어, 로마어, 헬라어로 ‘유대인의 왕 나사렛 예수’라 적혀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명패를 읽었다. 대제사장들이 찾아와 ‘자칭 유대인의 왕’으로 명패를 바꿔 달라 요구했지만 빌라도는 거절했다. 이렇게 기록한 요한의 의도를 생각한다.
말도 안 되는 누명과 불법적인 재판, 잔인한 십자가로 예수님은 죽으셨다. 그러나 요한은 그 십자가를 자기의 십자가라 표현한다. 그 십자가는 자기 뜻을 부인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어린 양 예수의 것이었다. 모든 자존심, 자아를 버리고 주의 뜻을 위하여 스스로 지는 십자가였다. 그렇게 하나님의 뜻을 위하여 내가 져야할 내 십자가는 무엇일까? 밖에 있는 어떤 장애가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닐까? 내 생각과 감정, 의지와 자존심을 못 박는 십자가를 과연 나는 지고 있는가?
주님의 십자가에는 왕의 명패가 붙어있다. 빌라도는 조롱하기 위해 붙였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는 진실을 세상에 전하고 있다. 당시 종교와 정치, 문화의 대표적인 언어로 적어서 모두에게 선포한 것이다. 그분은 진정한 왕이시다. 왕은 백성을 위하여 전쟁에 나가서 대신 싸운다. 적들과의 전쟁에 앞장서서 희생을 감수하는 분이 우리의 참된 왕이시다. 그 왕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자기의 십자가를 지셨다. 오늘의 신자들도 왕 같은 제사장의 신분이라 한다. 왕은 공동체와 가족을 위하여 대신 싸우며 희생을 감수한다. 오늘 나는 그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가? 맡기신 사람들, 가족들, 공동체를 위해 자기를 부인하는 십자가를 지고 하나님의 뜻인 소명의 길을 담대히 걷고 있는가?
사랑의 하나님, 공의와 사랑의 뜻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죄인들과 타락한 땅을 포용하시며 구원하심에 감사의 찬양을 올려드립니다. 십자가는 무한한 사랑과 인내, 진리의 주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영원한 구속의 증거입니다. 오늘도 그 십자가를 바라보며 은혜와 진리의 길을 따르기 원합니다. 오직 감사와 기쁨으로 자기를 부인하며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뒤를 따르게 하소서, 그 길만이 영원한 생명과 진리의 나라를 향하며 참된 만족과 기쁨, 영광이 있음을 믿습니다. 내주하시는 성령님의 조명과 인도를 따라 신자의 바른 생각과 행동으로 오늘을 채우게 하소서. 모든 낙심과 슬픔을 이기는 믿음과 소망, 사랑의 승리를 경험하게 하소서. 십자가에서 다 이루신 영광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