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도와 세상 앞에서...(막15:1-15)
유대의 지도자들이 예수를 빌라도 총독에게 넘겼다. 그가 재판을 시작한다. 가장 큰 죄목이 유대의 왕이었을 것이다. 그는 예수에게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물어본다. 예수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침묵하신다. 로마의 식민지인 유대에는 왕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빌라도는 무죄라고 판단했다. 풀어주려 하지만 군중들 때문에 결국 사형을 선고한다. 예수님에 대한 그의 판단을 생각한다.
예수는 스스로 왕이라고 답했다. 빌라도는 믿지 않는다. 예수에게 돈과 권력도, 군대도 없기 때문이다. 그의 관점에서 예수는 왕이 아니다. 로마 제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경쟁의 대상도 아니다. 그러므로 왕이 아니며 무죄이다. 그러나 예수는 영적인 세계에서 분명히 왕이다. 세상의 권력이 보기에 무능하고 초라한 존재이기에 유죄 판결과 사형 선고의 대상도 못된다. 이 시대의 권력이 보기에 오늘의 교회와 신자들은 어떨까? 교회가 풍요와 번영을 누린다. 신자들은 돈을 모으고 권세를 자랑한다. 세상이 보기에 위험한 집단이다. 그래서 더 정죄하며 박해하는 것이 아닐까? 당시 기독교는 무력한 사람들, 그러나 긍휼과 사랑이 넘치는 소수의 집단이었다. 권리 주장보다는 어둡고 힘든 세상에서 겸손히 섬기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어떤 공동체를 이루고 있을까? 세상과 똑같이 돈과 권력, 외형을 쫓아 세력을 구축하며 경쟁을 일삼지 않는가? 그런 기준에서 우리는 침묵하신 주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이라 할 수 있을까? 나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빌라도와 같이 사람의 눈치를 보며 보이는 돈과 인기, 권세를 구하는가? 비록 없는 듯 보이지만 참 생명과 진리가 있는 주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가?
영원의 하나님, 모든 생명과 시간, 공간을 창조하시고 구원하시며 영원으로 인도하심을 찬양합니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크고 아름답고 영원한 것을 믿습니다. 세상과 육신의 미혹을 이기며 영원한 나라를 보기 원합니다. 주를 떠나 부패한 땅에 주의 나라가, 새 창조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연합한 자녀로서 주의 이름을 거룩히 하며 그의 나라와 뜻을 이루는 날이 되게 하소서, 믿음과 소망,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며 기쁨의 찬양을 드리게 하소서. 참된 왕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