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갇힌 것을 기억하십시오(골4:7-18)
바울은 편지를 마무리하며, 여러 동역자들의 안부를 전한다. 그의 마지막 말은 이렇다. “여러분은 내가 갇힌 것을 기억하십시오, 은혜가 여러분에게 있기를 빕니다.” 교인들에게 자신이 감옥에 갇힌 것을 기억하라고 한다. 자신을 불쌍히 여기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왜 그렇게 말했을까?
직전에 그는 아킵보에게 주 안에서 받은 임무를 유의해 완수하라고 전했다. 아마 아킵보는 골로새 교회의 담임목사일 것이다. 그에게 받은 사명을 잘 감당하라 전하고, 자신이 감옥에 갇힌 것을 잊지 말라 권한다. 바울은 스스로 갇혔다. 그의 고난은 피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고난을 선택했다. 좋은 학벌과 가문, 경력 등을 포기하고 복음 전도자로서 일생을 살았다. 부르심을 받은 그대로 사명을 따라 살기로 결단했기 때문이다. 주님을 향한 그의 분명한 믿음과 소망, 사랑이 그를 갇히게 했다. 물론 그는 옛날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더 중요한 자신의 정체성과 일생을 바칠 임무가 있었다. 그것을 위한 사랑과 열정, 기쁨이 그에게 넘쳤다. 그러므로 주님의 일을 위하여 큰 고난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교인들에게 알린다. 자신이 정말 누구인지, 주께 받은 임무가 무엇인지 깨닫는다면, 그처럼 과정에서 받는 고난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오늘 나는 누구이며 주께서 내게 주신 임무는 무엇일까? 내게는 어떤 직분과 사명이 있나? 그런 열정과 사랑이, 또한 고난을 감당할 용기가 있는가? 골로새서를 쓸 때에는 데마가 갇힌 바울을 돕고 있었다. 그러나 디모데후서에서 그는 세상을 사랑하여 죽음을 앞에 둔 바울을 떠난다. 과연 우리도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고 끝까지 믿음과 사랑의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까? 바울의 기도처럼 종말의 이 시대 우리에게도 은혜가 있기를 빈다.
사랑의 하나님, 영원한 생명의 길로 부르시며 은혜를 베푸심을 믿고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의 기쁘신 일을 위하여 받는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충만한 감사와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믿음의 눈과 귀를, 온 마음을 열어 보고 듣고 깨우치게 하소서. 말씀과 성령으로 부르시고 인도하시는 이 길에서 흔들리지 않기 원합니다. 주님의 평강과 기쁨이, 은혜가 우리 가운데 넘치게 하소서. 신자의 강건함과 승리를 경험하며 찬양하게 하소서, 온전히 살아갈 지혜가 부족하오니 오늘 후히 부어주소서. 항상 기뻐하며 기도하며 감사하는 성도로 살게 하소서, 세상을 이기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